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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생활보기/즐거운 야구

타이거즈의 우승(V10), 기록과 해태라는 이름.(2009.10.29)

by 금빛 201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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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글은 10월 22일 새벽 과거 97년의 해태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를 회상하는 경기를 보며 갑자기 떠오르는 인물 김상진 선수의 이야기를 검색하다가 쓰기 시작했음을 알림니다.
무엇보다 김상진 선수의 97년 5차전경기의 추억을 찾다가 발견한 한 카페(

http://cafe.daum.net/sangjin11

) 의 글들을 보면서 그 오랜 시간 팬으로서의 모습을 간직한 글들을 보고 82년 창단때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이 또한 저의 머릿속을 스쳐지나면서 주옥같은 팬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제가 그동안 기아로 바뀌면서 무관심했던 타이거즈에 대한 마음을 반성하게도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우승할 것''만 같았다. 마치 ''진짜 타격의 신의 모습이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듯 이강돈은 1회말, 다른 누구도 아닌 선동열의 공을 받아쳐 담장 한가운데를 넘겨버렸다. 그 무시무시하고 징글징글하고 너무나 너무나 짜증스러웠던 해태를, 이번에는 정말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어진 네 경기에서 빙그레는 내리 졌다. 도대체 이 놈의 해태라는 팀에는 무슨 천사라도 들러붙은 건지, 선동열을 넘어서도 문희수가 있었고, 김정수가 있었고, 김성한이 있었고, 장채근이 있었고, 한대화도 있었고, 이순철도 있었다. 팀 창단 후 92년까지 무려 네 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빙그레는, 그때마다 번번이 해태를 만나(92년은 롯데 자이언츠) 맥없이 패했다. 이건 정말이지, 호랑이와 독수리의 싸움이라기보다는 고양이와 병아리의 먹이사슬 관계였다.

해태를 본격적으로 증오하게 된 계기는 91년 한국시리즈였다. ''시속 145㎞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투수(아마도 87년 빙그레 이글스 어린이 팬북에 이렇게 설명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송진우의,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퍼펙트 기록달성이 해태 때문에 깨졌다. 빙그레는 역시나 맥없이 패했고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은 해태의 차지였다.

그저 신생팀이라는 이유만으로 빙그레를 응원했던 마음 여린 초등학생에게 당시 해태란 ''왜 인간은 타인을 증오하게 되는가''라는 따위의 철학적 고민을 안겨줬던 선동열을 보유한 팀이었고, ''어떤 거짓말을 해야 떡볶이 사먹을 돈을 받아낼까''하는 따위를 고민하던 아이에게도 ''프로야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력 평준화가 필수적''이라는, 가히 하일성 뺨칠 정도의 문제의식을 안겨줬던 팀이었다(아마도 80~90년대 빙그레 이글스와 마찬가지로 해태 앞에서는 호랑이 앞의 고양이었던 삼성 라이온즈나 꼴찌를 도맡았던 인천 야구 팬들도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8~90년대 당시 해태란, 야구를 좋아하던 초등학생을 축구장으로 돌려보낼 정도의 위력을 가진 팀이었다. 해태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팀의 팬에게는 축제를 고통의 나날로 가득 채워준 증오의 대상이었다.

97년까지 해태의 홈 유니폼이었던 그 촌스러운 붉은색 상의-검정색 하의 콤비는 제대로 된 팀 구성원도 채우지 못하고 출범했음에도(82년 출범당시 해태 타이거즈 선수는 14명에 불과해 김성한이 선발투수로도 뛰어야 했다. 그는 프로야구 첫 시즌 10승을 거뒀다) 강자들을 차례로 거꾸러뜨린 악바리 야구의 상징이었다.

실로 오랜만이었다.''최강이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가장 약한 자들의 영웅을 추억하게 된 것이. 그 무시무시했던 해태를 다시 떠올린 것이.
<http://cafe.daum.net/sangjin11/JRd/394 글중에서>

갑자기 그 당시 시절이 떠오릅니다.
LG가 한참 잘나가던 시절, 같은 서울출신 대학동기이지만 해태를 응원하는 저는 그 동기들 그룹에서 야구이야기를 할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늘 한국프로야구의 적이라고 이야기하는 해태타이거즈였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자주 이기고, 남들 못하는 우승도 너무 쉽게 하고, 더더군다나 선동열,이종범등 '투수는 선동열,타자는 이승엽,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처럼 당시 쟁쟁한 스타군단이었던 해태는 실력을 떠나 다른팀 응원하는 사람에게는 미움의 대상이었으니까요.
오죽하면 후에 해태가 어려워졌을때 '동열이도 없고,종범이도 없고..' 하는 김응룡 감독의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의 해태타이거즈의 위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현재의 SK에서 미움의 대상이 김성근 감독으로 바뀔수밖에 없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97년 우승때문에 주변 동기들과 다소 멀어진 경험이 한국시리즈 끝나고 있었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같은 서울출신에 잠실경기장과 인근에 사는 동기들은 LG의 충실한 팬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 친구들도 그런 과거의 열정으로 프로야구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현재 발견한 김상진 선수의 팬카페는 그동안 저의 야구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내가 진정 타이거즈 팬인가' '단지 해태타이거즈 팬일뿐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그분들의 선수에 대한 애정,열정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토록 누구의 팬이라고 열정적으로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여유가 없었고, 그만큼 선수에 대한 애정이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해태타이거즈는 항상 최고였고, 지는 것은 그저 다른팀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다가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팬들의 오만함을 가르쳐주고 프로야구의 참 맛을 느끼라고 말입니다.

   
27일. 이재주,최경환 선수등의 방출보도가 나왔습니다.
김종모 수석코치등 5명도 계약하지 않는다는 보도도 함께 나왔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일단 해봅니다.
일단 이재주 선수의 경우 1억8천만원의 연봉에서 FA로 다른구단에서 받아들이지 않자 8천만원에 재계약하고 올해는 다시 1억2천만원으로 상향해서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타를 위주로한 계약이었고, 올해 그 능력은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기를 보면서 이재주와 코치진간의 소통은 원할하게 보이지 않는 느낌을 받은 경기가 몇번 있었습니다.그래서 조금은 이해를 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최경환 선수가 다소 아까운 경우라고 보여지는데 아무리 보도를 찾아보아도 최경환선수의 의견은 나오지 않고 있어 그저 들리는 소문처럼 은퇴를 생각했다면 아깝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싶습니다.

많은 팬분들은 우승후 너무 빨리 방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28일 훈련을 앞두고 있고 또 1월까지 군제대선수만 5명,신인 계약선수도 9명 올리고 올해 군대간 이범석외 5명정도가 군입대할 예정이라 3명정도의 자리가 아직도 모자른 상황인것 같습니다.
따라서 발빠른 준비를 하지 않으면 인원도 부정확한 상황에서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참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봅니다.

그중 김종모 수석코치에 대한 이야기를 원성섞여 말이 나옵니다.
'해태지우기라는 미명이다'라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했으면 애시당초 V10 이라는 말도,한국시리즈 무패의 기록이 자신때문에 깨질가 걱정이라는 말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조범현 감독이라도 기아타이거즈 팬의 특성을, 타이거즈에서 해태라는 과거를 부정할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부정하면서 시작을 하면 미래도 없기에 더욱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보았을때 조범현 감독 스타일과 다른 점을 기사에서 몇번 본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이미 김종모 수석코치와 100% 맞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코치진은 감독의 전권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것을 놓고 왈가불가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신구 조화로 이룬 V10.
1차전은 이종범선수의 시작이었고, 2차전 최희섭,5차전 로페즈 ,7차전 나지완,안치홍등 신인선수의 마무리로 우승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우승은 해태라는 이름의 전통적 선배들과 중간의 연결고리,그리고 신인등 후배들이 연속선상으로 활약을 하며 마치 신구교체의 모습을 경기에서도 보여주었다고 보여집니다.
그것이 바로 타이거즈의 현 상황입니다.

해태라는 이름의 타이거즈팬들. 그들을 아우르는 이종범,이대진 선수들의 이름이 중심역할을 하고 중간에서 바쳐주고 후배들이 커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바꾸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해태타이거즈를 외칠수만은 없으니까요.

이종범 선수는 그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면 과거처럼 종용할 선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구단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대진,김종국 선수의 경우 참 어렵습니다.
점점 적어지는 입지,제가 봐도 구단측에서 어려움이 있는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서두에 미리 적었듯이 기아타이거즈는 해태타이거즈의 연속선상에 있고, 그 연속선상에 과거를 그리워하며 지금의 기아타이거즈를 응원하는 수많은 팬들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연결고리가 이종범,이대진 선수가 아닐까 합니다.
만일 이러한 연결고리를 강제로 해체하려고 한다면 결국 그 패인은 올해 7위한 LG의 경우처럼 될수도 있고 또한 너무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한다면 한화와 같은 패인이 나올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 연결고리를 원만하게 잘해 나가야만 기아타이거즈 팬들과의 연결고리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태라는 이름 이젠 추억입니다.
하지만 팬들은 그 추억을 먹고 삽니다.
구단에서 강제적으로 그 추억의 연결고리를 끈으려 한다면 외면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충분히 이유를 알려주어가면서 타이거즈라는 이름이 기아타이거즈로 녹아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빠른 교체는 일단 우려를 키우는 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거명되어 나오는 선수들의 일처리는 분명 뒤에서 통보하는 식이 아닌 팬들도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조범현 감독과 기아타이거즈 구단이 마지막 연결고리를 잘 풀어내느냐의 마지막 관문이며 그것이 내년에도 한번 더 도약하는 타이거즈의 미래를 함께하는 팬들과의 '추억 나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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